배관러의 삶이랄까/배관사 썰푼다

평택의 추억 4

승선 2024. 10. 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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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떠오른다 건물이 엄청 컸고 사람들이 엄청 많았고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길가에 즐비하고 일단 거리가 너무 더러웠다 공사 폐자재들 담배꽁초 음류수 마시고 난 쓰레기들이 나뒹고 있었다

삼성 캠퍼스에 입문 하기 위해선 임직원이 이 사람이 들어와도 좋다는 허가를 내줘야 되는데 이를 내방이라고 한다 내방이 나면 들어올수 있는 일종의 카드키인 표찰을 받을수 있다

입문 게이트에서 내방객 안내센터에 가면 미모의 보안업체 협력사 직원들이 내방객을 맞이해준다 일일표찰이라고 당일에 한해 사용가능한 표찰을 발급해주는데 승인 구역을 직접 말하면 말한 곳에 해당하는 출입을 허가한 표찰을 지급해준다

어버버 하는 사이에 단지에 들어오게 되고 정신없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팀장님을 쫒아 갔다 점심시간 후 오후 티비엠(Tool Box Meeting)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일거라고 했다

거기서 친구를 만날수 있었다 일하는 곳에서 친구를 만나니 많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같은 조공이긴 하지만 만렙 조공이었던 친구와 완전 초짜인 나 웃음밖에 안났다  그렇게 모여있으니 어디서 턱수염이 잔뜩 자라나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르겠는 강렬한 첫인상의 작업반장이자 3차하청업체 대표였던 나의 첫 사장님이 등장했다

삼성전자에서 배관을 설치해달라고 발주를 내주는 1차협력사를 원청이라고 말하고 원청에서 제공하는 각종 공구와 자재들을 이용해 실질적으로 시공할수 있는 2차사가 있다 2차사에 기술인을 제공하는 (인력을 제공하는) 업체가 바로 요 3차사 되겠다. 친구는 2차사 직영팀이었고 난 그 하청업체의 하청이었던 지금은 신화속으로 사라진 3차사 진흥이라는 업체에 입사를 했다

첫인상이 강렬했고 마지막 인상도 강렬했던 사장님이자 반장님은 무뚝뚝하게 친구 따라 작업 들어가시면 됩니다 하고는 가버리고 메인 배관사형님이(첫사수) 오셔서 인사하게 되었다

첫 사수는 조공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별다른 인사도 없고 먼저 들어가서 있으라하고는 사라졌다 오히려 그게 마음은 더 편했다 친구랑 둘만 있으니 긴장이 풀리는듯 했다

우리가 들어가는 현장은 P1 Line 으로 제일 최근에 신설된 라인이라고 했다 하나의 라인 크기가 항공모함 크기 만하다고 국내에서 제일 크다고 했다 4층에 있는 임시스막이라는 곳에서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보호구를 착용하고 라인에 입실했다 임시스막은 총 두군데 였는데 원래 동서로 반으로 갈라서 나뉘어져있을때 각 구역마다 하나의 임시스막이 있엇다 했다 지금은 하나로 합쳐져셔 라인내 구역간 이동이 가능하고 임시스막만 두개가 있게 되었다

입사한 오늘은 마침 팀의 설비가 끝나고 제출도면을 작성하는 날이라고 했다 모든 설치가 끝난 설비는 실제 사용한 자재들과 배관이 설치된 루트를 정확한 길이를
포함해서 원청에 제출한다 원청에서는 제출된 도면을 취합해서 발주처 (삼성전자)에 제출 하면 해당 공사에 대한 비용을 정산을 해주는 프로세스라고 했다

사수형님이 도면을 마무리 하는 사이 우리는 라인 이곳저곳을 돌며 구경했다

처음에 라인에 들어오면 복잡한 구조와 여기저기 작업하는 팀들이 작업구역을 나누어 놔서 길을 잃기 쉽다 길을 찾는법부터 배웠는데 라인은 긴 직사각형 구조인데 보통의 경우 3~4m 마다 기둥이 있었다 기둥마다 넘버링이 되어 있었는데 직사각형의 긴변으로 이동할때 (서에서 동) 숫자 1~47까지 기둥넘버가 정해지고 짧은변(남에서 북)으로 이동할때 A~O 까지 넘버링이 되있다 (다음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음 사용해서 사진이라도 넣겠다 기술 부족으로 이번엔 못넣음)

친구는 대략적으로 우리가 설치하는 배관에 대해 보여주고 샾장을 소개해주고 만나는 작업자들을 소개해주고 자재를 설명해줬다 솔직히 너무 많은 정보라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적당히 이해하고 퇴근시간이 되자 정리하고 나갔다

들어왔던 스막으로 나가서 다시 방진복에서 개인 옷으로 갈아입고 퇴근 미팅 장소로 향했다 가볍게 있었던 일에 대해 보고 하고 퇴근이 이루어 졌다

퇴근송이 캠퍼스 전체에 울리고 (무슨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요 건강이 올라요 이런 가사의 노래였다) 수많은 인파들이 좁은 게이트로 몰려 줄을 길게 서서는 퇴근을 했다 몇명의 주차관제센터에 차량등록한 작업자들만 주차가 가능했고 품질팀 팀장 차를 얻어 타고 퇴근하게 되었다





벌써 6년전 이지만 아직도 기억난다 p1 프로젝트 당시의 평택의 모습이 수많은 인파 지금도 많지만 그때 캠퍼스 지나가면서 보던 얼굴들 지금도 가끔 보이는 얼굴도 있지만 대부분 볼수 없는게 사실이다 삼성로 앞 고덕면의 공사중이던 모습 쭉쭉 올라가던 아파트들 흙먼지 날리던 현장들 땀에 절여진 사람들의 쉰내 땀내 담배냄새













반도체 배관사 조공 훅업 2차배관 hook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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